[한국 성도의 소리] 백사장 위에 모인 작은 동그라미

    [한국 성도의 소리] 백사장 위에 모인 작은 동그라미

    강명옥 자매(청주 스테이크 상당 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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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옥 자매(청주 스테이크 상당 와드)

    강명옥 자매는 청주 스테이크 청녀 회장으로 10년, 1보좌로서 5년 동안 봉사했으며, 올해 초 그 부름에서 해임되었다.


    스테이크 청녀 회장단으로 보낸 15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물론, 부름이 쉬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나는 여러 계기를 통해 주님께서 보내신 가장 고귀한 영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청소년 대회에서 겪은 한 가지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우리 스테이크의 청소년들은 청소년 대회의 활동들을 스스로 준비한다. 청소년 스스로 준비한다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런 시도를 처음 하던 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다. 나는 청남 청녀들이 스스로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을 믿고 지켜봐 주지 못했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바로 개입하여 참견하기도 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면 고쳐 주려 했다. 도와주려는 마음이긴 했지만, 그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던 2008년, 어느 섬마을 바닷가에서 열린 하계 청소년 대회 둘째 날이었다. 어슴푸레 땅거미가 지던 저녁 시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야영을 하고 있었고 텐트 이외에는 아무 시설도 없었다. ‘분명히 일기 예보를 확인했는데 ….’ 청소년들이 준비한 무도회가 저녁 식사 이후 진행될 예정이었고, 무도회를 비롯하여 앞으로의 모든 활동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만일에 대비해 근처 초등학교를 사전에 빌려 놓긴 했지만, 20km나 떨어져 있어 이동하기가 난감했다. 나는 함께 의논할 성인 지도자들을 모으려 그들을 급하게 찾아다녔다.

    분주히 돌아다니던 그때, 하얀 백사장 위에 모인 작은 무리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우리 청소년들이었다. 무도회를 담당한 청소년들이 동그랗게 모여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내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그들은 비 오는 날씨와 활동 진행에 관해 하나님께 상의드리고 있었으리라. 나의 마음이 따뜻해졌고 불안함과 걱정이 사라졌다.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며, 그들처럼 나도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고 있었다. 실로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이었다.

    기도가 응답된 것일까 …. 기적처럼 비가 그쳤고 이윽고 예정대로 무도회가 진행되었다. 스스로 무릎을 꿇고 겸손히 기도하던 청소년들은 이제 마이크를 잡고 무도회를 진행했다. 조금이라도 더 잘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청남 청녀들의 얼굴에 나타난 빛이 내게도 전해졌다. 그 아이들의 얼굴은,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라는 벅찬 기쁨으로 물들어 있었다.

    무도회가 끝나고 모두 잠든 새벽, 나는 한참 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텐트를 둘러보며, ‘이렇게 훌륭한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있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나는 후기의 경륜의 시대에, 가장 고귀하고 훌륭한 영을 주님께서 보내주셨다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다. 우리 청남 청녀와, 그들이 준비하는 청소년 대회는 나와 우리 스테이크의 자랑이 되었다. 나는 아직도 하얀 백사장 위에서 보았던 거룩한 기도의 원이 잊히지 않는다.

    “너는 겸손하라. 그리하면 주 네 하나님이 손을 잡고 너를 인도할 것이요, … ”(교리와 성약 112:10)

    나는 이 구절이 참되다는 것을 청남 청녀들을 통해 배웠다. 부름은 봉사와 희생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부름을 통해 나는 허다한 축복을 받고 주님께 빚을 졌다. 앞으로 축복의 빚을 갚아 나가고 싶다.